[사람사이] 밝고 명랑한 감성소녀와의 특별한 데이트 : 김미나 선생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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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태현 | 일촌공동체 사무처장

5월말 금요일 점심. 강변북로를 따라 자유로로 진입을 합니다. 월드컵 공원과 행주산성을 넘어 호수공원을 거쳐 3호선 주엽역 인근에 도착합니다. 오늘 만날 분은 빨강머리 앤을 연상케 합니다. 밝고 명랑하고 약간은 엉뚱하고 상상력이 풍부합니다. 수다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김미나선생님(고양문촌9사회복지관 지역복지팀장)입니다. 한 직장에서 8년동안 일하면서 지역주민과 좌중우돌해 가며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김미나선생님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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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고양시문촌9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역사회조직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김미나라고 합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좋은 것보다 옳은 것을 행하고자 다짐하며 살아가는 8년차 사회복지사랍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러한 제 성향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고등학교시절 어머니께서 봉사활동을 권유해 주셨고, 이를 통해 사회복지에 대한 개념을 아주 미약하게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부터 사회복지사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사회복지사는 단순히 직업군의 한 영역이 아닙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관점, 가치관, 자세가 제 삶속에 언제나 묻어나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8년차 사회복지사의 일상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 있나요?

8년차가 되었다고 더 특별해진 것은 없습니다. 사회복지에 첫 발을 내 딛었던 그 때와 비슷하지만 조금의 차이는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날 때 그 소중함을 알고 만나고, 작은 인연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공부가 하고 싶습니다. 8년 가까이 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분야의 비전과 필요성, 방향성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이제 막 현장에 나온 후배 사회복지사들 중에 눈에 보이는 활동 및 성과가 있는 서비스 지원이나 사례관리와 달리 지역조직화사업을 담당했을 때 버거워 하거나 힘들어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사회복지 학문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학습,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더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는 게 요즘 제 일상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사회복지사는 내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를 실천하면서 주민에게 배우고 느끼고 알아가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행복합니다.

직장인으로써의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이 지역의 한 구성원으로, 진정한 이웃으로, 가족으로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주민들을 뵐 때면 감사함을 느끼고 제가 사회복지사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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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활동들. 

보람도 있겠지만, 일하면서 힘든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2012년 3대 기능으로 복지관의 역할이 개편되면서(2012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사례관리사업과 서비스제공사업은 사례관리와 전통적 방법론인 개별, 집단지도를 활용하여 일정한 효과와 성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역조직화사업의 경우 가장 어렵고 효과도 낮아 이 사업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들과 해당 기관은 쉽게 사업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평가를 위해 형식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사례관리나 서비스제공에 대한 연구 자료에 비해 지역조직화사업에 대한 연구 및 분석 자료가 많지 않아서 고민이 되고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힘이 듭니다.

그리고 한 분야에서 7년 넘게 있으면서 지역복지, 주민조직화에 대한 이해, 필요성 인식, 성과 도출, 업무 협력 정도가 타 분야에 비해 매우 낮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힘이 듭니다.(근데 이건 내가 속한 기관, 지역에서만의 현상인가 싶어 고민이 더 됩니다. 그런거라면 더더더더 힘듭니다)

 

일촌공동체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되었는지요? 이후 활동에 변화가 많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요.

2008년 3월에 문촌9사회복지관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일년 동안은 매일 11시에 퇴근했습니다. 그냥 내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매일 남아서 그동안 전임자가 해왔던 서류를 보고 또 보고 깊게 파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류 보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복지관 이용자를 만나는 것 보다 문서를 보고 작성하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사무실 지킴이처럼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었습니다.

2010년 9월. 나의 머리와 가슴이 활화산처럼 폭발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 관장님이었던 고양YWCA 송미령 사무총장님이 일촌공동체 복지아카데미 교육에 참가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세달동안 매주 목요일 6시부터 9시까지 강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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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촌복지아카데미 5기 활동사진

어라? 뭐지? 남을 돕는 선한 사회복지사가 되지 말라고 합니다. 지역주민이 스스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게 내 몫이라고 합니다. 사무실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지 말고 나가서 사람을 만나라고 합니다. 사회복지사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충분한 에너지와 역량이 있으므로 그것을 살짝 거들면 된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아팠습니다. 뭐 하라는 거지?

나는 선한 사회복지사니까 우선 하라는데로 해보지 뭐. 대송중학교에 갔죠. 너네 뭐하고 싶어? “뭘 하든 상관없고 우린 그냥 학교 나가고 싶어요.”, “그래. 나가자. 나가서 흙공 던지고 나가서 영화보고 너의 생각을 나눠보자.”

“자원봉사자 여러분. 나들이를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나들이 가서 뭐하면 좋을까요?”

“요즘 딸기 따는 게 유행이래. 가서 딸기 따자.” , “좋아요. 가요.”

“통장님. 주민들과 함께 뭘 하면 좋을까요?”

 “맥문동이 적어서 보기 흉하대. 같이 그거 심자.” , “좋아요.”

“그리고 아파트 계단 청소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 , “좋아요.”

“노래 배우기만 하지 말고 우리 어디 나가 볼까요?” , “좋지.”

그렇게 나는 무대 앞에서 노래 부르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한참 울었습니다.

이상합니다. 사무실에서 서류를 깊게 보지 않고 내 머리에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아도 쉽게 쉽게 뭐가 잘 됩니다. 나는 단지 물어보기만 했는데 풍성해지고 반응이 더 좋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업무가 끝나고 일촌공동체 학습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좋은 것보다는 옳은 것을 행하는 사회복지사가 되랍니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가진 사회복지사가 되랍니다. 일터와 삶터를 구분짓지 말고 매순간 진실되게 행동하라고 합니다. 사회복지는 마을 안의 문제, 지역사회의 문제, 요즘 세상의 문제들이 제도,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도, 법이 부족해서도 있겠지만 이웃, 사람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있답니다. 과거 우리 내 삶이 그러했듯이 그런 마을공동체성이 회복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 중심의 사회적 관계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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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복지실천사례연구팀 학습탐방 : 부산 

하얀 도화지 같은 내 머리와 가슴에 하나하나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올바른 가치와 마인드, 관점, 방향성을 가지기 위해 자꾸 경험하고 듣고 배우고 말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우리 일촌 가족들은 무엇을 가장 먼저 생각할까? 무엇을 가장 고민할까? 매순간 그렇게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레인보우브릿지라는 기관 연대사업에서 만난 박성현 팀장님(단원구노인복지관)의 생각과 가치관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 지, 저 사람을 이루고 있는 저 생각과 삶의 자세는 무엇으로 이루어 진건지 그 분의 삶이 궁금했고 닮고 싶었는데 일촌공동체의 많은 영향이 있었다는 소리에 참 많이 기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을 만난 이후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욕심쟁이네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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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욕심많은 활동가시네요. 일촌에서 말하는 사회적 가족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지요?

네. 그럼요. 일을 하면서 업무를 잘못했을 때만 울어봤지 우리 어르신 때문에, 우리 아이들 때문에 울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 어르신들이 노래 부르시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내가 이상했습니다. 이 마음은 뭐지?

오랜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고 난 후 만나면 어디 가지 말고 오래 있으라는 할머니, 앞머리 조금 잘랐을 뿐인데 그걸 바로 알아챈 우리 아이들, 울고 있는 나를 보고는 엄마처럼 생각하고 아무 말하지 말고 안겨서 울어도 된다고 하신 통장님. 나는 그렇게 또 다른 가족이 생겼습니다. 가족이라는 의미는 내게 언제나 내편인 사람입니다. 일촌의 가족들… 언제나 내편인 사람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언제나 지켜봐주는 가족이 일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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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으로 일에 대한 열정이 많은데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닌가요. 삶과 일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요.

저는 삶 안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싶었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도 고민도 놀이도 다 사회복지와 연관된 무엇을 하는 것에 집중했던 삶을 살았습니다. 복지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집중했고, 항상 대화는 사회와 복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였고, 댄스를 배우는 것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습니다. 그렇게 살면서 몸과 마음은 힘들었는데 머리로는 아니라고 즐겁다고 기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난 다시 태어나도, 다시 직업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사회복지사로 살고 싶다며 이렇게 사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이야기 했는데 과연 제가 균형을 유지하고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요즘 힘들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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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열정이 넘쳐 나는데 청춘사업은 어떻게 진행을 하시나요!

위에 이어서 말한다면 결혼도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 그 가치관 안에는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복지에 대한 이해 정도를 같이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꼭 그것만이 만남의 전부는 아니니까? 넓혀 보려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어렵네요. 청춘 사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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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 꼭 만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일촌인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얼마전 일촌에서 진행한 교육에 마지막 워크샵에 참여했을 때 송건 관장님이 힘들면 아빠에게 얘기해 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아빠… 나와 피와 살이 섞이지 않은 사람한테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가족이 생겼다는 게 전 참 좋습니다.

내가 하얀 도화지였는지 까만 도화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일촌인들 덕분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일촌가족들… 존재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내 아버지 어머니가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그 마음처럼 일촌 가족도 존재만으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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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김미나선생님의 성장인터뷰를 듣는 것 같아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서두에 잠깐 빨강머리 앤을 언급했는데, 주변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찰하고 아끼는 모습. 주위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운 상황도 극복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는 모습,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앤에게서 미나선생님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일터와 일촌 안에서 성장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맺어진 관계로 활동을 풀어나가고 있는 김미나 선생님이야말로 일촌의 사회적 가족을 일선에서 실천하는 활동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의 수고와 노력이 지역주민과 미나선생님을 더욱 밝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애정전선에도 파란불이 들어오면 더욱 좋겠습니다. 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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