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이] 쪽방촌에서 만난 사람 '전익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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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태현 | 일촌공동체 사무처장

 

올 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빨리 찾아왔습니다. 이른 추위에 집창문에 뽁뽁이로 난방을 하고, 틈새는 문풍지로 구석구석 차단해 나갑니다. 칼바람에 얼고 위축되지만 비싼 난방비에 감히 온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찍 온 추위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올 가을 교육 중에 만난 전익형실장, 명함 안에는 남대문지역상담센터라 써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물었습니다. 쪽방촌 상담소에서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쪽방촌은 어디에 있으며, 무얼 하시는지, 어떤 분들이 그 곳에 계시는지, 갑자기 많은 질문이 쏟아집니다. 실장은 이미 알고 있었던 듯이 이야기 해 줍니다. 명함을 받는 분들이 내가 했던 것처럼 많이들 물어본다고 합니다.

12월말 서울역 4번출구, 남대문지역상담센터로 전익형실장을 만나로 갑니다. 4층 사무실에 도착하니 직원들이 따뜻하게 맞이해 줍니다. 녹차를 마시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남대문지역상담센터, 생소한데요. 잠시 소개를 해 주신다면?

1997년 개소한 남대문지역상담센터는 서울시 중구 특히 남대문로5가에 작은 방(쪽방)에 거주하고 계시는 주민들의 복지를 책임지는 작은 기관입니다. 복지라 함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죠, 쪽방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공간의 제약이 많아서 목욕, 세탁등의 생활지원 서비스와 위기상황에 따른 지원을 하는데 주민들이 누려할 최소를 그 시작점에 두었습니다.

 

제 눈에는 쪽방촌이 보이질 않는데요. 어디에 있나요.

남대문로5가에는 쪽방촌이라는 구역이 3구역으로 나눕니다. 남대문경찰서 뒤쪽에 500가구, 연세빌딩 뒤에는 250가구, 중림동 약현성당 옆에는 150가구가 있습니다. 대부분 쪽방은 건물들 틈새에 자리 잡고 있어서 쉽게 발견하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서울역 광장에서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남대문경찰서, 힐튼호텔 그리고 옛 대우빌딩인 서울스케어 빌딩등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그 안에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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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이 살고 계시는지요, 그 분들에게 센터는 어떤 역할, 또는 도움을 주시나요?

대부분 근로능력이 없는 수급자 분들, 근로능력이 있으나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조건부 수급권자, 이 분들은 주민센터 구청등에서 취로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고요. 그 외 비수급권자분들인데 이 분들은 공공근로, 혹은 일일 노동자로 생활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을 위해 기관에서는 상담사업, 긴급지원, 물품지원사업, 병원 연계하는 일로 돕고 있습니다.

 

업무를 하다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동절기 때가 오면 다른 시기보다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것들이 어려운지요.

동절기 때나 하절기 때나 힘든 것은 같아요. 폭염과 한파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분들에게 바로 위기상황으로 연결이 되니까요. 요즘 같이 추울 때에도 난방비를 줄이려고 춥게 자는 분들이 많아 아침마다 살펴 보는데, 많이 안타깝습니다. 이 시기에 쪽방쪽에 사는 분들을 위해 많은 물품이 지원되는데, 수량파악을 위해 실사에서 전달까지 너무 많은 손길이 가고 일손이 부족해요. 센터는 센터장님을 포함하여 4명의 직원과 봉사자가 있는데,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합니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입니다.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상담 혹은 물품 지원등 하는 거 어렵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몇몇 주민들이 또 달라고, 자기에게 소홀했다는 이유로 사무실로 찾아와 기물을 부수고, 협박하고, 경찰서에 가서 조사도 받은 적도 있었는데요. 요즘엔 그런 일 들은 없어서 다행지죠.

 

적은 인원이 참 많은 일을 감당하고 계시니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이 드네요.

예산과 인원의 한계가 있어 어려움도 있지만, 때때로 힘들게 하는 것은 언론매체입니다. 언론 관련한 분들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써줘야 하는데, 기사가 사실보다 과장되거나 또는 축소, 왜곡된다든지 혹은 내용을 잘 정리되었으나 제목이 자극적으로 왜곡되면 시나 지자체에서 당혹스러워 하고, 센터에 확인사항을 요청하는 등 필요없는 과정이 생겨 정말 힘듭니다.

 

조금전 시와 지자체 말씀을 하셨는데, 센터운영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이 되는지요. 일반 사람들이 도움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시에서 예산이 지원되고 있으나, 많은 부분이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공동모금회, 기업후원, 희망온돌 사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합니다. 일반사람들에게는 자원봉사가 있습니다. 기업 혹은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남대문지역상담센터가 원하는 봉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쪽방이라는 곳은 화재에 굉장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야간에 함께 할 굿 밤 지킴이가 필요합니다. 저녁에 임시주거로 온 주민들을 상대로 상담을 통해 그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주민들의 재산이나, 노상에서 약주 드시는 분들을 집으로 들어가게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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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 힘듬을 짐작하게 하는데, 이 일을 어떻게 하시게 되셨는지요,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한지 10년의 짧은 경력 중 남대문센터에서는 8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남대문센터에 오기 전에는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근무를 2년 정도 했습니다. 센터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는 상태에서 우연히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을 할수록 힘들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어 하루가 이틀되어 여기까지 왔네요.

 

센터에서는 8년째. 많은 일들이 있었을 터인데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때가 있었는지요

일을 하다가 가장 힘든 때는… 우리의 수고를 주민들이 너무 몰라줄 때, 또 주민들이 허무하게 돌아가실 때입니다. 힘겹게 임대주택/혹은 희망온돌을 통해 방세지원을 도와드려 조금 편하게 살려고 할 때 돌아가시면 정말 허무하고 안타깝습니다.

 

끝으로 이 일에 대한 보람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대문지역상담센터에서는 타 복지기관과는 조금 다른 업무가 많습니다. 프로그램 중심의 기관이 아닌 주민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사례를 발굴하여 위기로부터 도움을 주는 기관이다 보니 변수들도 많고, 그에 따른 보람도 있습니다. 특히 거주하시는 분들이 상황이 좋아져 다른 곳으로 가면서 인사할 때, 방 안에서 반갑게 맞이해 줄 때 큰 기쁨을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한분 한분 최선을 다해 알아가고 힘을 주고 싶습니다. 명함을 받거나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받을 때 많이 생소해 하시는데, 전국에 10곳, 서울에 5곳이 있습니다. 쪽방상담소에서 근무하는 분들 보시면 반갑게 맞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니 6시반입니다. 퇴근을 해야 할 무렵 센터에서는 내일 새벽에 들어올 후원물품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시작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쪽방촌에 대한 작은 이해가 생겼고, 그 곳에서 보이지 않게 일하는 쪽방상담소 직원들의 노고가 그나마 추위속에 있는 이웃을 보듬어주는 마지막 보로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연말을 맞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분을 보면서, 우리 일촌에서도 보이지 않게 일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작은 감사와 격려에 말 한마디 못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우리 사회 ‘돌아가셔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의 단면를 보면서 공동체와 사회적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일촌의 사람귀함의 가치가 빛을 내야겠습니다.

 

# 압축한 인터뷰록은 전익형실장이 주신 사전자료와 인터뷰를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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