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사말

사람과 사람을 이어가는 공동체, 일촌으로 초대합니다!

 

풍요한 결핍의 현실을 살아내기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견한 나라입니다.

세계이차대전이후 제삼세계국가군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수준의 산업화에 성공하고 근대적 민주주의제도가 정착되어

OECD에 가입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람답게 사는데 필요한 기초재의 부족함이 없는 수준인 GDP 2만 불을 넘어서고

있고, 특히 구매력지수로는 이미 선진 어느 나라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 종합적인 지표, 양적인 내용에서는 세계가 부

러워할 만한 풍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일자리, 주거, 보육과 교육, 노후, 질병 등 소위 말하는

5대 불안이 복합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세계적 규모에서 일어나는 천재지변과 사회경제적 격변으로 발생하는 재난을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난이 닥칠 경우 우리사회는 이를 방어할 안전망이 거의 부재한 실정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국가인 한국에서 매일 4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믿지 못할 일들이 일어

나고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너무나 힘들고 팍팍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희망과 좌절, 분노가 함께 교차

하는 사회인 셈이죠.

 

사람다움을 위한 국가의 역할과 지역현장 시민사회의 관계적 실천

 

이러한 우리현실의 불안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기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나는 공적체제로서의 복지국가, 즉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초재를 제공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시민사회 속에서 위기와 불안을 각자도생의 방식이 아닌 함께 끌어안고 같이 해결하려는 상생의, 함께하는 세상의 분위기

를 사회 기풍으로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OECD 수준의 복지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시대과제이지만, 국가의존적인 복지시스템만으로는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명백한 한계를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 시민사회가 나서서 국가의 공적인 영역과 함께 협력하고, 때

로는 견제와 비판도 하고, 보완해 가야하는 필요성이 절실한 것입니다. 공적인 복지체계가 갖는 재정적 한계, 행정적 경직

성, 대상적 방식, 행사적 성격을 시민사회의 상생적 접근을 통해서 보완하고, 보다 인간적이고 유연한 연대와 협동을 통해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를 재구성해가야 하는 것이 요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천은 구체적으로 각자가 몸을 담고 있는 마을과 지역에서 시작되고 실천될 수밖에 없습니다.

 

쏠림대신에 균형을, 독점대신 공유를, 단절대신 협동을, 불통대신에 대화를

 

한국사회, 특히 우리의 사회경제구조는 60년대 이후 개발독재의 결과인 재벌체제, 92년 이후 뿌리를 내린 세계화와 97년

IMF를 겪으며 지배적인 형태가 된 신자유주의, 그리고 탈산업화(또는 산업 후 -양질의 일자리감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

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와 특징이 가져다 준 결과는 불행하게도 쏠림, 독점, 단절(배제), 불통이라는 네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 맞서는 대안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 상생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쏠림대신에 균형, 독점대신 공유, 단절대신 협동, 그리고 불통대신에 대화, 함께하는 상생과 향유가 이루어져

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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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만나는 타인, 또 다른 나

 

이를 실천하려면 정치 그리고 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우리 자신들의 삶에 대한 방식과 관점의 전환입니다. 가벼운 나눔과 봉사만이 아니라, 물론 나눔과 봉사는 첫걸음으로 대단히 중요합니다만, 조금은 깊이 들어가서 인문학적 고민과 성찰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성인들로 일컫는 부처님, 공자님,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현재 자신의 사는 모습을 되돌아보며, 내가 누군지,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인 옳은 것인지, 역사와 사회란 무엇인지 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서 자신의 일상적 삶이 각자 도생을 도모하여 출세와 돈만을 추구하기에는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으며 자기존재의 존엄, 자존에서 출발하면 자연스레 이웃과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삶속에서 만나는 타인의 소중함이 함께 다가오게 됩니다.

부처님의 표현으로 말하면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외침 속에서 인드라망의 소중한 관계, 속세의 인연이 이루어지는 거지요.

 

일촌이 되어주시길 청합니다!

 

타인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선택이 이루지고, 동시에 타인이 나라는 존재를 만나 선택과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이제 타인은, 자연스레 내 삶속에 들어옵니다. 나와 너는 우리가 되고 다시 나 자신의 일부가 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인문학적인 성찰을 통해서 우리를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온간 현실의 굴레와 한계를 들여다보고, 조그만

손 내밈으로 시작하여 사회적 기풍, 그리고 역사를 바꾸는 커다란 흐름으로 이어져 가게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나와 너, 사람과 사람을 이어가는 사람중심·지역중심·관계중심의 공동체 – 일촌의 삶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회장 신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