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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촌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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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해 우리 주변엔 이미 '공유된' 것들이 많이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공공재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공유된 것들이고 함게 쓰는 것들이다. 도로나 인도, 공원,개천 등 이미 공유된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어렸을 적에는 더 많은 공유의 것들이 있었다. 아파트 뒤뜰이 그러했고, 놀이터가 그러했으며, 심지어 이웃집에 가서 밥먹고 오기도 하고, 과일도 간식도 나눠가졌으며, 같은 라인에 사는 사람들끼리 함께 김장도 하며 우리의 품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시대는 어느샌가 그런 공유의 것들이 점점 사라져감을 느낀다. 나의 것, 나의 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명확한 나의 것 외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파트 뒤뜰엔 함부로 들어갈 수 없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도 거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으며, 이웃들이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이사를 와도 떡을 나누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떡을 받는 것도 싫다는 주민들이 많다. 우리의 사회는 이미 그렇게 변하였다.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공유라는 것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더 명확해지고 있다. 관계성이 없으니 공유하는 것이 줄어들고 공유가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게 된다. 나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필요성을 찾아야만 공유가 되어지는 세상이다. 심지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인 공원, 개천에서 조차도 마을 안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누구나 지나가며 만나고 인사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이어폰을 꼽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삭막한 장소가 되어버렸다.
 

담소재에 있으면서 커먼즈를 점점 늘리는 것이 쌍문2동엔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문2동 주민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쌍문2동에는 공유공간이 없다는 이야기와 조용해서 살기는 좋지만 이웃끼리 서로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마을에 공유의 경험을 살리고, 관계의 물꼬를 트는 곳이 담소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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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담소재는 공간을 통해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신하고 있었고, 똑똑도서관 활동으로 자신들의 책과 공간, 생각과 삶을 나눌 수 있는 곳이었지만, 조금 더 다양하게 공유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공간과 책을 넘어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는 활동으로 공유가 더 많이 일어나는 마을이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 2가지인데, 사실 공유는 실천이 어려운 것이지 가치가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바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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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물건을 나누는 <너쓸나쓸> 코너이다. 담소재에 정말 쓸모있는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그것을 보고 필요한 주민이 가져가는 아주 간단한 시스템이다. 과거에 많이 해보셨을테지만, 여기서 중요한건 '쓸모'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저 나에게 쓸모 없고 너에게도 쓸모 없는 것이면 공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공유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동의해야할 내용이 한 달 안에 필요한 누군가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가져가는 것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한 달 동안 필요한 누군가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가져가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만큼 공유에 다른 사람의 쓸모에 대해 먼저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부분이다. 이런 인식이 공유를 받는 사람 또한 누가 버리는 물건을 가져가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쓸만하다고 생각한 좋은 물건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기에 공유를 하는 사람과 공유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 기준을 한달로 정해보게 되었다.
 
홍보를 하자마자 일주일만에 한 할머니께서 딸이 집에 오며 텍도 뜯지 않은 예쁘고 깨끗한 인형이 있다며 가져오셨다. 그 후에 인형을 가져간 주민이 또 다시 물건을 가져오기도 하며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물품들이 비치되어 있고,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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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공유냉장고이다. 굉장히 많이 들어본 단어일 수도 있겠지만, 그 필요성은 항상 제기되어 왔던 것 같다. 집집마다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늘어가고 있고, 1인 가구는 많아지지만 물품을 싸게 구매하기 위해선 대량으로 사게 되는 부분이 있기에, 각자 소비하지 못할 음식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아주 좋은 냉장고를 하나 마련했다.(담소재의 푸우가 이사하며 냉장고를 후원하였다.) 이 안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들어있고 그 유통기한을 넘기기 전에 공유가되고 있다. 아마도 주민커뮤니티공간인 담소재에 오시는 분들도 이용하시며 음식이 빠르게 순환되고 있다. 현재는 이번 제로웨이스트 축제 때 남은 부추전 반죽과 과일, 음료수 등이 들어있어 필요하신 분들에게 따로 연락을 드려 가져가게 하시거나 공간을 이용하는 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공유로 공유냉장고가 사용되진 않고 있지만, 공유는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 했듯이 담소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공유냉장고가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들며 공유가 일어나고 또 관계가 쌓이게 될 것이다.
 
물품이나 식품 자체가 오고가는 것보다 마을 안에 물품과 식품이 공유되는 것을 경험하는 주민들이 많아진다면 그 마을은 분명 더 많은 관계들이 쌓이는 마을이 될 것이다. 그런 마을을 꿈꿔보며 미진하지만 물품과 식품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분 또한 나에게 나눌 것은 없는지,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중고나라, 당근마켓이 생겨나며 판매할 수 있는 것을 나눈다는 것이 손해라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여유 있는 사람이 나눔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사람이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말을 생각해볼 때 우리 안에 조금 더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나의 필요 또한 마을 안에서 채워가며 서로가 주고 받는 그런 따뜻한 마을에서 내가 살고 있음에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 믿는다.
 
<담소재 공유 안내서>
1. 공유 냉장고 : 유통기한이 아직 남은 식품을 가져오시고, 가져가세요.
2. 똑똑도서관 : 내가 가진 책을 마을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공간, 생각,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3. 너쓸나쓸 : 너에겐 쓸모있지만, 나에겐 쓸모없는 물품을 가져오시고, 가져가세요.
4. 공간 공유 : 담소재는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127길 22-5 가람빌리지 1층 '담소재' (주차장 오른편 안쪽 문)
- 이용대상 : 주민 누구나 가능
- 열린시간 : 월~금 09:00~18:00 (사전에 연락주시면 더 좋습니다. 010-6435-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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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지역복지3팀 오태영 사회복지사
010-6435-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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